2007-10-21, 염기웅(carl@jnccompany.com.jnc)
<참고> 상기한 저자 이메일의 .jnc는 스팸 방지용입니다.
1. 배경
2007년 한국시리즈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야구열기가 더해감에 따라, 각 야구팬들은 누가 우승할지에 대해서 서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감정싸움까지 겪곤 합니다.
저 역시 이런 저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SK가 유리하다고 말하는 분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것을 주된 근거로 합니다.
- SK는 페넌트레이스 승률 1위 팀이며, 역대 한국시리즈를 보더라도 승률1위 팀이 우승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 SK의 전반적인 팀 전력이 두산에 비해 두텁고 안정적이다. 주전/비주전간 실력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궁금한 점이 생기더군요.
두산과 SK는 올 시즌 각각 10승과 8승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두산 기준으로 10승 8패, SK 기준으로 8승 10패를 한 것이죠. SK의 대 두산전 승률은 0.444 입니다. 참고로 다음의 표는 SK의 2007년 페넌트레이스 타팀과의 승률입니다.
|
팀 |
두산 |
한화 |
삼성 |
LG |
현대 |
롯데 |
KIA | |
|
승률 |
0.444 |
0.688 |
0.500 |
0.667 |
0.556 |
0.778 |
0.588 | |
<표1> SK의 2007년 페넌트레이스 팀별 승률 (출처: istat.co.kr)
8승 10패만 고려해 본다면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두산에게만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띕니다. 아울러 두산을 제외한 전구단 상대 승률이 5할 이상이라는 훌륭한 성적표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유독 두산에게만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실제로 야구뿐만 아니라, 강자가 모두에게 강한 경우는 흔치 않는 것이 세상의 이치에 가까우며 그로 인해 먹이 사슬이 순환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우위에 있는 팀이 우승하였을 경우와 상대전적이 우세한 팀이 우승하였을 경우가 궁금해 지더군요. 이 글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저는 두산팬임을 밝힙니다.
2. 단순 비교: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우위에 있는 팀이 우승하였을 경우 vs. 상대전적이 우세한 팀이 우승하였을 경우
1982년부터 2006년까지 24년간(1985년의 경우 삼성의 전기/후기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없었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참가한 팀과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년도 |
상위팀 |
도전팀 |
우승팀 |
페넌트 상위팀 |
상대 상위팀 | |||||||
|
팀 |
페넌트 |
페넌트 |
팀 |
페넌트 |
페넌트 |
팀 |
KS 승 |
KS 패 |
KS 무 | |||
|
1982 |
OB |
1 |
9 |
삼성 |
2 |
7 |
OB |
4 |
1 |
1 |
1 |
1 |
|
1983 |
MBC |
1 |
8 |
해태 |
2 |
12 |
해태 |
4 |
|
1 |
0 |
1 |
|
1984 |
삼성 |
2 |
13 |
롯데 |
4 |
7 |
롯데 |
4 |
3 |
|
0 |
0 |
|
1986 |
삼성 |
1 |
6 |
해태 |
2 |
11 |
해태 |
4 |
1 |
|
0 |
1 |
|
1987 |
삼성 |
1 |
9 |
해태 |
2 |
9 |
해태 |
4 |
|
|
0 |
0 |
|
1988 |
해태 |
1 |
7 |
빙그레 |
2 |
11 |
해태 |
4 |
2 |
|
1 |
0 |
|
1989 |
빙그레 |
1 |
10 |
해태 |
2 |
10 |
해태 |
4 |
1 |
|
0 |
0 |
|
1990 |
LG |
1 |
13 |
삼성 |
4 |
7 |
LG |
4 |
|
|
1 |
1 |
|
1991 |
해태 |
1 |
8 |
빙그레 |
2 |
7 |
해태 |
4 |
|
|
1 |
1 |
|
1992 |
빙그레 |
1 |
13 |
롯데 |
3 |
5 |
롯데 |
4 |
1 |
|
0 |
0 |
|
1993 |
해태 |
1 |
7 |
삼성 |
2 |
11 |
해태 |
4 |
2 |
1 |
1 |
0 |
|
1994 |
LG |
1 |
13 |
태평양 |
2 |
5 |
LG |
4 |
|
|
1 |
1 |
|
1995 |
OB |
1 |
9 |
롯데 |
3 |
8 |
OB |
4 |
3 |
|
1 |
1 |
|
1996 |
해태 |
1 |
10 |
현대 |
4 |
8 |
해태 |
4 |
2 |
|
1 |
1 |
|
1997 |
해태 |
1 |
8 |
LG |
2 |
10 |
해태 |
4 |
1 |
|
1 |
0 |
|
1998 |
현대 |
1 |
7 |
LG |
3 |
11 |
현대 |
4 |
2 |
|
1 |
0 |
|
1999 |
롯데 |
2 |
10 |
한화 |
4 |
7 |
한화 |
4 |
1 |
|
0 |
0 |
|
2000 |
현대 |
1 |
12 |
두산 |
2 |
7 |
현대 |
4 |
3 |
|
1 |
1 |
|
2001 |
삼성 |
1 |
12 |
두산 |
3 |
7 |
두산 |
4 |
2 |
|
0 |
0 |
|
2002 |
삼성 |
1 |
10 |
LG |
4 |
7 |
삼성 |
4 |
2 |
|
1 |
1 |
|
2003 |
현대 |
1 |
11 |
SK |
4 |
7 |
현대 |
4 |
3 |
|
1 |
1 |
|
2004 |
현대 |
1 |
10 |
삼성 |
2 |
7 |
현대 |
4 |
2 |
3 |
1 |
1 |
|
2005 |
삼성 |
1 |
8 |
두산 |
2 |
9 |
삼성 |
4 |
|
|
1 |
0 |
|
2006 |
삼성 |
1 |
11 |
한화 |
3 |
7 |
삼성 |
4 |
1 |
1 |
1 |
1 |
|
개수 |
16 |
13 | ||||||||||
|
승률 |
67% |
54% | ||||||||||
<표2> 역대 한국시리즈 승패표 (출처: istat.co.kr)
|
<참고> 표 보는 법
<참고> 제한사항 및 고려해야할 사항
|
단순하게 계산해 보자면, 페넌트레이스에서 좋은 승률을 거둔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은 67% 이며, 상대 전적 승률이 높은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은 54% 입니다. 단순하게 계산해 보아도, 상대 전적 승률보다는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상황별 비교: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좋은 팀이 상대 전적 승률은 떨어질 경우
숫자를 차근 차근 살펴보면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좋은 팀이 상대 전적 승률도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앞에서 살펴본 자료는 '상대 전적 승률보다는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조금 더 높은 한국시리스 승리와 상관관계가 있다' 정도의 의미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위팀의 상대 전적 승률이 페넌트레이스 승률과 같이 높을 경우'와 '상위팀의 상대 전적 승률이 페넌트레이스 승률과 달리 낮을 경우'로 나누어서 알아보았습니다.
|
구분 |
상위팀 우승 |
도전팀 우승 |
|
상대 전적 정상 상황 (17회) |
65% ① |
35% ② |
|
상대 전적 역전 상황 (7회) |
71% ③ |
29% ④ |
<표3> 상황별 비교표
|
<참고> 표 보는 법
<참고> 제한사항 및 고려할 사항
|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①의 경우는 정상적인 상황이지요. 상위팀이 페넌트레이스 승률도 높고, 상대 전적 승률도 높은 경우이며, 상위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이긴 경우를 말합니다.
- ②의 경우는 이변이라고 봐야겠지요. 도전팀이 페넌트레이스 승률도 낮고, 상대 전적 승률도 낮은 경우인데, 도전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이긴 경우를 말합니다.
- ③의 경우 역시 어떤 의미로는 이변이라고 봐야합니다. 상위팀이 페넌트레이스 승률은 높으나 상대 전적 승률은 낮은 경우인데, 상위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이긴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71%라는 높은 확률은 이변이라고 보기에 힘들어 보이는군요. 2007 한국시리즈에서 SK가 우승할 또 하나의 확률이라고 보아도 될 법 합니다.
- ④의 경우 역시 어떤 의미로는 정상이라고 봐야합니다. 도전팀이 페넌트레이스 승률은 낮으나 상대 전적 승률은 높은 경우인데, 도전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이긴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29%라는 낮은 확률은 정상이라고 보기에 힘들어 보입니다. 2007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우승할 또 하나의 확률이라고 보아도 될 법 합니다.
이렇게 분석해 보니, 상대 전적 승률보다는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훨씬 높은 상관 관계에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4. 괴물(?)팀 해태를 제외해 보아요~
두산 팬인 저로써는 분석을 진행하면 할수록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혹은 나와야만 하는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눈에 불을 켜고 헛점이 없는지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있더군요. 해태는 한국시리즈에 모두 9번 올라와서 9번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상대 전적 승률이 정상 상황이든 역전 상황이든, 자신이 상위팀이든 도전팀이든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더군요. 정말 괴물(좋은 의미랍니다, KIA 팬 여러분~)같은 해태이지 않습니까?
통계에서는 매우 특별한 최대값과 최소값은 모집단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두산팬인 저는 해태를 모집단에서 제외해보자는 유혹에 휩쓸립니다. (물론 논란은 많을 줄 압니다. 모집단의 개수가 24개인데, 그 중 1/3이 넘는 9개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그냥 재미로~) 그래서 해태가 우승했을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
구분 |
상위팀 우승 |
도전팀 우승 |
|
상대 전적 정상 상황 |
2 |
2 |
|
상대 전적 역전 상황 |
3 |
2 |
<표4> 해태의 상황별 우승 횟수
이렇게 보니 '기적'에 가까운 상황은 해태가 많이 만들어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역시 해태를 빼면 '보통의 프로야구팀에 대한 통계'가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다음의 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
년도 |
상위팀 |
도전팀 |
우승팀 |
페넌트 상위팀 |
상대 상위팀 | |||||||
|
팀 |
페넌트 |
페넌트 |
팀 |
페넌트 |
페넌트 |
팀 |
KS 승 |
KS 패 |
KS 무 | |||
|
1982 |
OB |
1 |
9 |
삼성 |
2 |
7 |
OB |
4 |
1 |
1 |
1 |
1 |
|
1984 |
삼성 |
2 |
13 |
롯데 |
4 |
7 |
롯데 |
4 |
3 |
0 |
0 | |
|
1990 |
LG |
1 |
13 |
삼성 |
4 |
7 |
LG |
4 |
1 |
1 | ||
|
1992 |
빙그레 |
1 |
13 |
롯데 |
3 |
5 |
롯데 |
4 |
1 |
0 |
0 | |
|
1994 |
LG |
1 |
13 |
태평양 |
2 |
5 |
LG |
4 |
1 |
1 | ||
|
1995 |
OB |
1 |
9 |
롯데 |
3 |
8 |
OB |
4 |
3 |
1 |
1 | |
|
1998 |
현대 |
1 |
7 |
LG |
3 |
11 |
현대 |
4 |
2 |
1 |
0 | |
|
1999 |
롯데 |
2 |
10 |
한화 |
4 |
7 |
한화 |
4 |
1 |
0 |
0 | |
|
2000 |
현대 |
1 |
12 |
두산 |
2 |
7 |
현대 |
4 |
3 |
1 |
1 | |
|
2001 |
삼성 |
1 |
12 |
두산 |
3 |
7 |
두산 |
4 |
2 |
0 |
0 | |
|
2002 |
삼성 |
1 |
10 |
LG |
4 |
7 |
삼성 |
4 |
2 |
1 |
1 | |
|
2003 |
현대 |
1 |
11 |
SK |
4 |
7 |
현대 |
4 |
3 |
1 |
1 | |
|
2004 |
현대 |
1 |
10 |
삼성 |
2 |
7 |
현대 |
4 |
2 |
3 |
1 |
1 |
|
2005 |
삼성 |
1 |
8 |
두산 |
2 |
9 |
삼성 |
4 |
1 |
0 | ||
|
2006 |
삼성 |
1 |
11 |
한화 |
3 |
7 |
삼성 |
4 |
1 |
1 |
1 |
1 |
|
개수 |
11 |
9 | ||||||||||
|
승률 |
73% |
60% | ||||||||||
<표5> 역대 한국시리즈 승패표 (해태 제외)
역시 해태를 제외하니 상대 전적 승률이 높은 경우의 상관관계가 해태를 포함했을 때 보다는 높게 나왔습니다. 다음은 해태를 제외한 상황별 비교입니다.
|
구분 |
상위팀 우승 |
도전팀 우승 |
|
상대 전적 정상 상황 (13회) |
69% |
31% |
|
상대 전적 역전 상황 (2회) |
100% |
0% |
<표6> 상황별 비교표 (해태 제외)
결국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상대 전적 승률이 역전된 상황이 총 2회라는 아주 작은 수의 모집단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상대 전적 승률보다는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훨씬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그것에 관해서는 앞으로 여러분들이 많은 논의를 하실 수 있겠죠? 그것 역시 한국시리즈를 즐기는 데 중요한 하나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상대적으로 한 팀에 집중할 수 없는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다소 부진했더라도 한 팀에 집중 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전반적 전력이 앞선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오늘의 결론은, '많이 싸워서 이긴 놈이 진짜 강한 놈이다'라는 평범한 명제입니다. (저는 '그래도 같이 맞장떠서 이긴 놈이 그래도 센 것이다' 라는 결론이 나오길 바랬습니다. ㅠ.ㅠ)
5. 맺음말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두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했습니다만, '과거의 기준으로는 절대로 SK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보고 나니 참 많이 침울해 집니다. 하지만 두산(OB가 아닌)은 지금의 상황보다 더 어려운 ②번에 해당하는 시기에 우승을 한 전력이 있습니다. (2001년) 따라서 그것보다 상황이 좋은 올 한국시리즈도 두산이 이길 것이라는 약간의 억지스러운 마음으로 다독이고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좋은 한국시리즈 즐기시기 바랍니다.